상간자소송, 실제 사례와 성립요건

배우자의 외도는 혼인생활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로 인하여 부부간 혼인관계가 파탄되거나 부부공동생활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외도, 즉 부정행위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부부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다양한 사례가 발견되는데 임신중인 아내는 부부관계에 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이를 이해하지 않고 부부관계를 강요하는 경우, 아내들은 부부관계를 거부하게 됩니다. 이를 이유로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남편들을 다수 보게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출산 후 영아를 돌보는 통에 자기관리를 할 시간이 없는 아내에게 더 이상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남편들도 있으며, 힘겨운 출산의 과정 이후 고생하는 자신과 어린 자녀에게 무관심한 남편과 더 이상 부부관계를 갖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아내들도 많습니다. 이를 이유로 자신의 부정행위는 아내의 잠자리 거부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남편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남편이 업무상 장기출장이 잦아 가정을 잘 돌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활주변에서 알게 되는 이성과 부정행위를 하는 아내들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편 감 씨와 아내 명 씨는 슬하에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혼인 5년차 부부입니다. 남편 감 씨는 건축업을 하고 있는 관계로 업무의 특성상 새로운 일이 시작될 때마다 전국 각지의 공사현장에서 몇 달씩 일을 하고, 공사가 끝나면 집에 와서 지내는 일을 반복해왔습니다. 오랜 기간 자녀와 떨어져 있어 어린 자녀에게 관심을 많이 주지 못한 부분이 미안한 감 씨는 쉬는 기간동안 자녀를 데리고 자면서 자녀와의 친밀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자신이 쉬는 기간에는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쉴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자신이 자녀의 방에서 자고 아내는 혼자 쉴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이를 재우다가 같이 잠이 든 감 씨는 잠이 깨어 물을 마시러 가던 중 아내 명 씨가 집에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감 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오랜 만에 쉬는데 지인들을 만나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고 자는 자신을 깨우기 싫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어난 김에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어 집 앞 편의점에 가던 감 씨는 편의점 옆에 있는 호프집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감 씨는 아내와 다른 남자가 어떤 관계인지를 모르는 상황이어서 일단 지켜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내와 다른 남자는 호프집에서 나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중 근처에 있던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감 씨는 이 광경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누군가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형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근처에 살던 매형은 자다가 감 씨의 전화를 받고 감 씨가 있는 모텔 앞으로 와서 명 씨가 나오기를 같이 기다렸습니다. 모텔에 들어간 지 두 시간 후에 아내는 다른 남자와 모텔에서 나오며 입을 맞추고 팔짱을 끼고 걸어갔습니다.

감 씨는 명 씨가 시간을 보는 듯 하더니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바로 집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매형과 함께 밖에서 대화를 하던 중 명 씨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명 씨가 감 씨에게 어디에 갔는지 물어보자 감 씨는 자는데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자는 걸 깨우기 싫어서 나와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명 씨에게 자다가 왜 일어났는지를 물어보자 명 씨는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려고 갔다가 감 씨가 없어서 전화를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다음 날 감 씨는 전날 매형이 찍어놓은 사진을 다시 보았습니다. 감 씨는 경황이 없어 아내와 상간자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으나 매형은 그들이 모텔에서 나오는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감 씨는 상간자의 모습을 보던 중, 낮이 익어 기억을 되살려보던 중 상간자가 과거 명 씨의 대학선배였고 결혼식에도 왔었다는 사실이 기억났습니다.

가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던 감 씨는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것까지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내를 용서하는 것 역시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어린 자녀를 생각해서 가정만큼은 지키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대신, 상간자만큼은 용서할 수가 없어 상간자소송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청구소송이 가능한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례의 경우는 상간자소송의 성립요건이 모두 갖춰진 상태입니다. 상간자소송의 성립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간자와 배우자 간에 부정행위가 있었는지의 여부입니다. 자신의 의사로 부부간의 정조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부정행위에 해당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상간자가 상대방이 배우자 있는 자임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했다는 점입니다. 상간자가 선의여서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에는 불법행위 책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성립요건이 갖춰졌다는 의미는 부정행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및 상간자가 상대방이 배우자 있음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확보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에서는 주장을 하고 증거로 입증을 하여야만 받아들여집니다. 많은 분들이 구두로 정황을 설명하시며 문의를 하십니다. 내용을 전해들었을 경우에는 상간자소송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입증하실 수 있는 증거가 있냐고 반문을 드리면, 증거는 거의 없고 구두로 들었다, 본 사람이 있다 등의 말씀을 하십니다. 소송에서 중요한 것은 주장보다 입증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부정행위의 의미와 부정행위의 사례, 실제 사례를 통하여 상간자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필요한 성립요건을 말씀드렸습니다. 배우자의 외도가 있을 때 부부관계를 회복하시면서 상간자를 용서하실 수 없는 분들게 조금이나마 조력이 되셨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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