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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바람으로, 맞바람 이혼

상간자·이혼 특화 법무법인 감명 2020. 7. 10. 16:39

바람은 바람으로, 맞바람 이혼

 

 

우리에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잘 알려져 있는 함무라비 법전에 기록되어 있는 것 중에 하나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죠. ,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눈을 상하게 했으면 그의 눈도 상하게 해야 하고,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이를 부러뜨렸으면 그의 이도 부러뜨려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보복성을 강하게 띠는 무자비한 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똑같이 복수해라가 아닌 당했어도 당한 이상으로 갚아서는 안 된다는 인류가 생각하는 정의입니다.

 

 

그런데 사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처럼 자신이 무엇이가를 억울하게 당했다면 그를 똑같이 또는 더 심하게 보복해야지 직성이 풀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관계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서도 맞바람의 형태로 일어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기분은 친구나 일절 모르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 인생의 동반자로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서로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또한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의 늪에 빠질 것입니다.

 

내가 그 상간자보다 도대체 뭐가 못해서 내 배우자는 그 사람에게 푹 빠진 것일까. 내 배우자는 처음부터 나를 사랑하긴 한 걸까.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를 놔두고 그 사람에게 간 걸까. 잠시 그 사람에게 눈길이 머문 걸까 아님 끝내 나에게 돌아올 것인가. 이런 걱정들은 꼬리가 꼬리를 물고 끝없이 늘어질 텐데요.

 

 

그럼 나예뻐양과 최고야씨의 이야기를 들여다봅시다. 최고야씨는 나예뻐양과 서로 사랑에 빠져 지난 1월에 결혼에 골인하였는데요, 최고야씨는 요즘 나예뻐양이 자꾸만 신경쓰입니다. 거짓말이 늘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나예뻐양에게 누군가가 생긴건 아닐까 너무 걱정됩니다.

 

결국 고민 끝에 나예뻐양의 핸드폰을 딱 한번만 보기로 합니다. 들어가자마자, 어떤 익숙한 이름의 남자와 주고 받은 연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바람 상대 같아 보이는 그 사람과의 대화에 화가 치밀었고 그 이름을 어디서 본 적 있는지 기억을 되짚어봤습니다.

 

 

최고야씨와 결혼을 하기 전 옛 연인이었다고 얘기해준 적 있었던 것 같은 그 이름이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그리곤 이내, 집 앞 이자카야에서 둘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야 말았죠. 자신과 결혼을 했으면서도, 한지 얼마나 됐다고 옛 연인과 바람을 피는 나예뻐양이 증오의 대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일단 최고야씨는 자신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숨긴 채, 고민에 빠졌습니다.

 

최고야씨의 아픈 가슴은 다른 그 어떤 걸로도 위로가 되지도 채워지지도 않았는데요. 따라서 최고야씨는 나예뻐양이 다시는 바람을 피지 못하도록 배우자의 바람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려주기로 합니다. 최고야씨는 홧김에 전여자친구에게 연락을 하는데요, 전여자친구에게 일말의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나예뻐양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연락을 지속적으로 합니다. 일부러 농도 짙은 대화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최고야씨의 머리에는 온통 나예뻐양이 봤을 때의 충격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온통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나예뻐양이 퇴근하는 길 자주 들르는 음식점에서 전여자친구와 매일 만남을 갖습니다. 최고야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에게 전여자친구와의 모습을 들킬 수 있었는데요, 나예뻐양은 예상대로 자신 앞에 쓰러져 앉아 눈물 흘리는 모습을 소원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라고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지는 아내를 보고서도 최고야씨는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최고야씨는 결국 사실을 고합니다.

 

 

맞아. 난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당신같은 파렴치한은 아니야.”라고 말하자 나예뻐양의 눈이 휘둥그래 지며 손발이 닳도록 용서를 구합니다. “여보 정말 잠깐이었어. 그 전 남자친구가 결혼했는데도 계속 연락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 준거야.”라고 얘기하는 나예뻐양의 말은 더 이상 최고야씨에겐 신빙성이 없습니다.

 

 

사실, 이 일은 맞바람까지 이어지기 전에, 최고야씨가 나예뻐양에게 이혼을 요구하거나 용서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겠죠. 최고야씨는 아내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었지만 자신의 감정도 치유되지 않았을뿐더러, 자신의 전 여자친구에게도 상처를 안겨주었고, 이렇게 둘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백이면 백, 모든 맞바람을 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모두 같습니다. 배우자의 바람에 화가 나서 홧김에 맞바람을 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차라리 이혼을 하세요. 맞바람을 피고 나면 자기 자신을 맨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바람의 아픔은 서서히 조금씩 무뎌지지만 자신이 똑같이 보복성으로 피운 맞바람은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고 후회만 남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을 위해, 법정에서도 불리합니다. 이혼 사유를 일전에 제공한 것은 나예뻐양이었지만, 이에 분에 못 이겨 똑같은 귀책사유를 제공한 최고야씨도 서로의 맞바람으로 인해 더 이상 그 누구도 피해자가 아닙니다. 최고야씨와 나예뻐양은 모두 이 이혼의 유책 배우자며 서로 살면서 끝내 잊지 못할 상처로 남겠죠.